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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피습 배후 있다?" 이런 기사가 나오는 이유는?

리드뉴스 2024. 1. 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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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 중학생(15)으로부터 피습당한 것과 관련해 벌써부터 배후설이 돌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더군요. 배 의원이 미용실을 가는 시각과 장소를 알았다는 것입니다. 
 

전여옥 "배현진 피습 배후 있다"... 받아쓴 언론만 수십 곳

전여옥 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어떻게 개인일정을 15세 중학생이 알았을까. 분명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 전 의원의 블로그에는 주장에 대한 근거가 많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몇 줄 안 되는 글을 사진과 함께 게시했을 뿐입니다. 근거는 15살이 어떻게 국회의원 개인일정을 알았느냐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이를 기사화했습니다. 소위 제목 뽑기 좋거든요. '배현진 피습에 배후 있다'라는 워딩이 직접적으로 나왔으니까요. 제가 기사들을 찾아봤을 때 실제로 배후가 있을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기사는 없었습니다. 전 전 의원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할 뿐이죠. 
 

1월 26일 전여옥 전 의원 관련 기사

배 의원을 습격한 중학생은 평소에도 이상성향을 보였다는 취재기사가 있네요. 아마 중학생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 취재를 한 것 같아서 좀 무리한 취재라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내용을 보면 피의자는 평상시에도 여자아이들을 쫓으며 돌을 던지고 스토킹을 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피의자는 경찰조사에서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싸인을 받으려고 기다렸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배 의원의 일정을 알았다기보다는 유명 미용실 인근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다가 우발적으로 배 의원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배 의원이 누구인지 몰라 "배현진 의원이 누구냐"라고 신원을 확인한 후 공격한 점만 봐도 피의자가 배 의원을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사실관계는 경찰 조사가 더 진행돼야 더 명확해질 것입니다. 


[단독]“배현진 습격범, 女 스토킹·주변인에 돌” 이상성향 의심… 경찰도 입원조치 (naver.com)

 

[단독]“배현진 습격범, 女 스토킹·주변인에 돌” 이상성향 의심… 경찰도 입원조치

배현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돌로 뒤통수를 가격한 피의자(15·남) A군은 평소에도 주변인들을 때리고 물건을 뺏는 등 사회적 이상성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n.news.naver.com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나. 우리나라 언론 현실 방증

이런 받아쓰기 한 기사들은 걸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기사를 클릭해 그 기자가 쓴 기사들을 검색해 보시면 압니다. A매체 기자는 오전 10시에 전여옥 전 의원의 발언을 담은 기사를 쓰고 30분 뒤인 10시 30분에는 박주민 의원의 기사를 썼습니다. 30분 만에 취재해서 기사를 쓸 수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온전히 블로그 글을 보고 기사로 전달할 뿐입니다. 
 
이를 기자 개인의 문제로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언론 현실이 그렇기 때문이죠. 아침부터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처리하고 이슈가 되는 내용 중 미처 취재가 안된 내용은 따라쓰는 '우라까이'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발제한 내용은 취재해서 기사화하는 것이죠.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제대로 된 취재기사는 하루에 한 건이 나올까 말까입니다. 나머지 기사들은 소위 '클릭용' 기사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참고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의견인 것 같네요. 하 의원은 이날 SNS에서 배현진 의원 테러 배후 의혹과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근거없는 의혹 제기는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진영 간 갈등과 국민 불안만 키울 뿐"이라며 "차분히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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